본문 바로가기

문의에 대한 답글들

ES-335의 클론 제작 문의에 대하여

ES-335, 참 매력적인 아이템입니다.

제작하는 입장에서도 도전의 욕구가 저절로 일어나는 아름다움의 절정(?) 이랄까...

일렉기타계의 아치탑이죠.

 

저한테 이것의 제작을 문의주신 분이 계셔서 335에 대한 썰을 잠시만 풀어볼까 합니다.

 

예전에, 지금은 어디였는지 기억도 안나지만, 암튼 335를 <합판>으로 만든 기타로 평하며 가격이 너무 비싸다는 불평을 본 적이 있습니다.  합판이라.....

 

Laminated(라미네이트)된 재료를 Plywood(합판)이라고 부르는 것에 사실 논리적인 모순은 없어보입니다. 본드칠하고 겹대서 눌러만든다는 점에 있어서는 같으니까요.

 

그런데 <합판>이라는 평에는 사실상 <비하>하는 뉘앙스가 있는 것이죠. 그렇지 않다면 라미네이트 판재라고 해야지 굳이 합판이라고 부를까요.

 

해외에 보면 오리지날 335에 대한 자료가 제법 풍부한 편인데요, 함부로 가져온 사진을 올려보겠습니다 ㅎ

 

탑과 백이 모두 메이플-포플라-메이플의 라미네이트 판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초기형은 3겹, 그 이후로는 모두 4겹입니다. 

이것을 합판이라고 부르면 335는 웁니다. ^^;;

 

단판보다 이런식으로 겹쳐서 라미네이팅을 하고 몰드에서 스팀/열/압력으로 눌러서 쪄내는 방식이 깁슨의 335 제작 노하우죠.

 

그 탑과 백이 센터블록에 접합될때는 중간에 저렇게 다시 갭을 메꿔주는 스프루스 판재를 중간에 여러개의 슬롯을 내서 휘어질 수 있도록 해주고요, 탑과 백의 안쪽 곡률에 맞게 지그에서 갈아준 다음에 접합을 합니다.

 

 

아래 사진은 깁슨 공장내에서 335 탑을 찍는 프레스 오븐입니다.  실물사진이죠. 

 

 

그러면, 탑만 라미네이트해주면 이게 끝이냐.. 하면 이번엔 라미네이트 싸이드가 있습니다.

이건 탑보다 더 제작하기가 난해합니다.

 

아래 사이드의 해부학적 사진을 보시면 말이죠, 이 사이드도 라미네이트입니다!!!!

 

잠시 깁슨사의 히스토릭 사진 감상을 해보시죠 ㅎ

요런 장치에 재료를 걸어서 열을 가해서 미리 벤딩을 해주고요

 

벤딩된 애들을 또 다른 장치에 걸어서 3중 라미네이팅을 해줍니다.  이거 사진을 예전에 본적이 있는데 갑자기 찾으려니 잘 안되는군요.

 

 

사이드 라미네이트가 끝나면 이렇게 센터블록과 접합을 해주고요

 

거기에 kerfed lining이라고 탑과 백을 붙이기 위한 톱니처럼 생긴 작은 나무띠를 둘러줍니다.

그 위에 탑과 백을 얹어서 클램핑하지요.  흑백 사진은 진짜 오래된 사진들이고, 칼라는 비교적 최근입니다만

세월이 흘러도 제작하는 방식에 있어서 근본적인 차이는 없다고 봐도 무방하겠죠.

 

 

 

 

 

그래서!!!!!

 

저도 지그를 만들었습니다.  이게 벌써 몇달은 지난 사진입니다.

 

 

순수하게 공방에 갖춰놓은 수공고들로 만들어보자니 고충이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일단 미리 벤딩해 놓은 3겹의 사이드를 빈틈없이 압착하는 것에서부터 문제가 시작합니다. ;;;

이것을 해결하려면 저도 깁슨처럼 저 오만가지 잡동사니 지그들을 세팅해야하는데 그러자니 이게 일거리가 산더미더군요.

그래서!!!!!  일단 접었습니다 ㅜ.ㅜ 지금 상태로는 언제 다시 손을 댈지 기약이 없습니다.

저것을 제작하자면 저도 사이드벤딩할 지그와 벤딩후에 압착할 지그, 그리고 탑을 형성할 압착 몰드와 진공프레스가 필요합니다만 지금은 이것저것 시간이 급한 것들이 많아서 나중에 여유가 될때 손대려고 접어둔 상태입니다.

 

(저것을 오리지날 구조 그대로 복각을 하자면 제가 해도 근 200만원가까이 견적이 필요할 것으로 사료됩니다. 작업이 안정화되서 공정효율이 올라가면 단가는 떨어질 수도 있겠습니다만, 지금은 뭐라 말씀드릴 단계가 아니군요)

 

여기까지는 넋두리고요, 335와 그 카피들에 대한 제 사견을 말씀드리자면, 단판으로 된 사이드로 구성하고 솔리드판재를 카빙(조각)해서 형태만 335인 것들은 한마디로 335가 아닙니다.  외관은 쌍둥이 같겠지만, 그 특유의 사운드를 가능하게 한 재질의 요건은 전혀 갖추지 않고 외관만 비슷한것이죠.  국내에서 OEM제작된 에피폰이 오히려 깁슨의 기술지도와 장비 수급으로 오리지날 335에 훨씬 유사하다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방명록이나 게스트글로 주시는 질문글에 내용이 필요할때는 이런식으로 올려드리겠습니다.

참고하시고 별로 영양가도 없이 도움이 못되서 그저 송구할 따름입니다.  (_ _)

'문의에 대한 답글들' 카테고리의 다른 글

왼손용 기타의 제작  (0) 2014.02.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