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기타에 대한 이야기

캐패시터의 적용 - 톤폿

앞 글에서 캐패시터의 메카니즘을 살펴봤습니다.

이제 이게 실제로 적용된 곳, 즉 톤폿을 한번 현미경으로 들여다보려고 합니다.

 

전형적인 레스폴 배선입니다.

 

2 험버커, 2V/2T, 1 selector...

뭔가 이리저리 꼬여서 어지러운 느낌입니다...

 

그런데 실상은 매우 간단한 회로입니다.

 

 

 

거두절미 하고 이걸 단축화시켜서 톤 콘트롤쪽만 보면 딱 요겁니다.

 

 

픽업에서 볼륨폿의 입력으로 연결되는 볼륨폿에서 출력이 나오는 것이 출력잭으로 연결되는 중간에 톤 콘트롤 회로가 붙어있는 형태입니다. 이것은 굳이 이자리에만 있어야만 되는 것은 아니고 볼륨폿의 출력라인에서 연결할 수도 있고.. 암튼 그렇습니다만, 중요한 것은 캐패시터를 통과하면 바로 접지라는 점입니다.

 

캐패시터는 기본적으로 하이패스 필터라고 앞글에서 말씀드렸지요?

그러니깐 이렇게 달아놓으면 저절로 하이쪽이 접지로 사라지는 구조가 됩니다.

 

그런데 캐패시터의 용량에 따라서 컷오프 주파수가 달라진다고 말씀드렸지요?

0.022uF을 달았을때와 0.047uF을 달았을때 컷오프주파수가 달라져서 용량이 크면 조금 더 낮은 주파수까지 포함해서 접지로 사라지게 되니 당연하게도 출력톤에서 청감상에 차이가 나게 되있습니다.

 

캐패시터가 어떤식으로 동작하는지를 알았는데, 그러면 저항의 역할은 무엇인가요?

이 저항 위치에다 가변저항을 달아서 저항 수치를 높이면 접지로 흡수되는 양이 적어져서 high가 *덜* 사라지고 저항수치를 낮추면 *많이* 사라지는 그런 구조가 되겠습니다.

 

low/mid를 부스팅하고 그러는게 아니고, 오로지 하이쪽을 죽일거냐 살릴거냐 혹은 얼만큼 죽일거냐 이거만 있는겁니다.  (이것은 앰프의 패시브 방식 톤조절도 마찬가지라서 저는 기본적으로 세개 다 max에 놓고 테스트를 합니다. 그냥 다 통과시키는거지요.  패시브는 다 그렇습니다.  세개를 다 줄이면? 그냥 볼륨을 줄인거랑 비슷해집니다 ㅎㅎ)

 

250K 가변저항을 사용하면 250K가 최대 저항이 되는 것이고 500K 가변저항을 사용하면 500K가 최대 저항이 되겠지요. 

 

이제  싱글픽업 회로에 가변저항을 500K로 바꾸는 경우를 생각해보겠습니다. 최대 저항이 250K일때보다 캐패시터 앞에 더 큰 저항이 걸렸기 때문에 접지로 사라지는 high의 양이 많이 줄어버렸네요? 그러면 어떤 결과가 나올까요? 기존보다 high가 더 많이!! 나오겠지요.

 

반대로 험버커 회로에 가변저항을 250k로 낮추는 경우는요? 최대저항이 낮아져서 high가 접지로 더 많이 사라지네요? 그러면 텁텁해지겠지요?

 

(주:이 계산이 아주 단순한 산수는 아니고 앞단의 픽업과 뒷단의 앰프입력부의 임피던스에 따라 복합계산이 되야되는데, 임피던스 계산은 기본적으로 복소수 공간에서 이루어집니다.  실수+허수 = 복소수... 고등학교때 기억이 나시는지? 이거 계산 무지 복잡합니다... 대학 공학수학 과정은 들어가야 배울텐데 여기까지 가면 저는 꼬리말고 깨갱합니다 ;;;;)

 

펜더의 경우에는 250K+0.022uF을 사용하는 것이 정석이고 깁슨류는 500K+0.047uF을 사용하는 것이 정석처럼 되어 있는데, 이것은 그네들이 최초에 제품을 내놓을때 자기네가 사용하는 목재와 픽업의 상태에서 저렇게 붙여보니 제일 들어줄만 해서 채택이 된것이고 그러다 보니 마치 업계의 표준처럼 된것이지요.

 

만약에 스트랫을 만들었는데 코리나 바디를 쓰고 마호가니 넥을 쓴다고 상상해보시자구요.

이게 기타 자체의 울림에서 나오는 톤이 알더+메이플과 다르지 않겠습니까?

그러면 이제는 굳이 250K+0.022uF을 고집해야되는 이유 자체가 사라지는 거지요.

 

이 조합은 매우 다양하게 구성할 수 있는건데요,  1M+0.047uF, 500K+0.01uF, 뭐 갖다붙이면 무궁무진한거지요.

 

그래서 재질이 다른 목재로 기타의 커스텀 구성을 할 경우에는 실험이 조금 필요하겠습니다.

이래나 저래나 사용자가 마음에 쏙 드는 톤이 나오면 그게 정답인게지요.

 

저와 함께 톤 연구를 해보실 의향이 있으시면 언제든 저도 환영입니다 ^^

 

 

ps. 위에서 짚어본 것은 어디까지나 소자의 값(value)에 따른 변화만인데요, 우리가 사는 리얼월드에서는 소자의 값만 중요한게 아니고 제품별 *칼라* 혹은 *특색* 혹은 *보이싱* 이런 것들이 값과 별개로 존재하지요.  그래서 같은 값이라도 오렌지드롭이냐 말로리냐 혹은 범블비냐 젠슨이냐 뭐 참 알면 알수록 더 골아픈 소위 브랜드들이 있습니다.  이 영역이야 말로 답이 없는 개인별 퀘스트의 여정인듯 합니다.

 

화이낙스는 오렌지드롭과 말로리 이상은 직접 취급을 하지 않고 있으니 이 점 참고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