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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방 장비 소개

새 CNC 기계가 입고되었습니다.

얼기설기 자작품인 CNC로 2년을 버텼습니다.

 

이제 더이상은 곤란하겠다는 판단하에 새로운 기계를 알아보기 시작했습니다.

2차 자작은 이제 더이상 할 수있는 공방여건이 못됩니다.  제가 CNC공방도 아니고

매일 기계만 조립하고 있을수는 없겠지요.

 

국내산은 제가 접근가능한 가격대가 아니기 때문에 몇군데 문의 후에 일찌감치 접었고요,

요즘 CNC를 대량으로 찍어내고 있는 대륙으로 눈길을 돌려봤습니다.

 

알리바바를 통해 대략 열군데 정도 접촉을 해 본 후에 그나마 제가 무슨 소리를 하는지 남들보다 좀 더 이해하는 세일즈맨을 통해서 계약을 진행했는데요....

 

서보형 스텝모터, 대만산 스퀘어 레일, 2.2kW 수냉식 스핀들, 마하3 콘트롤보드, 4축가공을 위한 로타리 유닛 등등이 주문사항이었고 덕분에 가격은 유사한 크기의 알리바바 가격보다 대략 2배가량 뛰었습니다.

 

7월 말이면 오겠지 하는 심경으로 6월 말에 발주를 넣었지만 7월말은 개뿔... 8월 중순이 되서야 선적한다는 통지를 받았습니다.  청도에서 인천으로 오는 배편인데, 이 구간이 항해경로가 워낙 짧아서 입항이 된 후에야 B/L을 받아볼 수 있습니다.....;;;;

 

일단 이 기계를 올려놓자면 올려놓을 작업대가 필요하지않겠습니까?

그래서 요것은 먼저 국내 업체를 통해 1톤까지 작업 하중이 나오는 철제 작업대를

별도로 주문을 하여 받았습니다.

 

아주 좋아보입니다.  하단에 ON/OFF 가능한 바퀴가 있어서 하차장에서 CNC를 이 위로 올리기만 하면

굴려서 들여오는게 가능합니다.

 

양옆과 뒷면을 막기 위해 합판작업중에 한컷

 

 

 

 

화물이 도착했다는 전화를 받고 부리나케 작업대 밀고 내려갑니다.

 

나무상자안에 잘 패킹되있는데 겁나 큽니다 ㅇㅇ;;;

사람의 힘으로 들어볼까 했으나.....

5초만에 포기... 들어지는 무게가 아닙니다 ㅇㅅㅇ

 

결국 지게차가 동원되서 작업대 위로 안착을 시킵니다.

 

일단 뭐가 뭔지 전혀 모르는 상태이므로 끌고 들어오는데 주력합니다.

 

자리를 잡았습니다.

곳곳에 붙은 스티커가 중국산임을 자랑스럽게(?) 표현중입니다.. 크흠...

그런데 중간에 돌돌말이 케이블은 뭘까요? 식은땀 나게 하는 상황이 자꾸 연출됩니다.

 

 

만듬새는... 흐음...... 

 

하아....

 

이늠들... 하긴 이 가격에 이런것까지 깔끔하면 중국이 세계를 벌써 지배하고도 남았죠.

 

그런데 뭐가 좀 안되는 구석들이 있습니다...

그래서 뚜껑을 따고 메신져 채팅으로 대륙과 교신을 하기 시작합니다.

 

 

일단 내부 정글부터 해결을 봐야겠군요... 배선을 추적합니다. 

그 와중에 하나씩 하나씩 황당함을 넘어 경악할 만한 사항들이 발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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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지가 없습니다... ㅇㅅㅇ;;;

 

까짓거 내가 만들어준다! 패기있게 작업에 들어갑니다.

 

 

 

모터구동 케이블에 쉴드도 없습니다 ㅇㅅㅇ;;;

 

그것도 내가 해주고 만다... ㅇㅇ;;;

 

케이블갈이를 시도합니다.  칼라코드를 인식해야하지요.

인코더가 달린 서보형 스텝모터입니다.  라인이 좀 많습니다...

 

 

호기심에 스핀들도 까봤습니다..

 

단자 하나가 비어있습니다.. ㅇㅅㅇ;;;;;

인터넷으로 매뉴얼을 찾아보니....그라운드 단자입니다. 아.. 머리아파...

 

 

작업중 광경입니다..  일주일동안 아무것도 못했습니다.

절삭액 분사장치는 아예 에어가 샙니다... 제껄 달아주기 위해 떼었습니다.

 

 

정신없군요

 

쉴드케이블로 교체를 하고, 접지도 잡아주고, 정글 정리도 합니다.

그뿐이 아닙니다.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스위치가 세개나 더 붙어있습니다.

 

 

이제사 콘트롤부가 좀 봐줄만 하네요.  스핀들부터 스텝모터까지 몽땅 다 쉴드케이블로 교체가 끝났습니다.  수냉식 스핀들의 냉각수는 자동차용 냉각수 한팩을 사서 물과 1:1로 믹스하여 씁니다. 방청기능이 있기 때문에 일부러 첨가했습니다.

그리고 운전을 시도합니다.

 

 

절단면의 마감이나 페인트등은 동네 초등학생에게 시켜도 이것보다는 잘할 것 같습니다만...

그것이 절삭 품질과 직결되지는 않으므로 그냥 봐줍니다.

 

그리고 같잖은 스티커는 몽땅 다 제거했습니다.  이제사 기계같군요.

 

xyz 이송 속도나 스핀들의 회전소음은 이전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향상되었습니다.

아직 손볼곳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이제는 쓸만한 기계로 등급상승이 되었습니다.

 

이상 일주일간 중국CNC기계와 함께한 어드벤쳐였습니다......